2014/07/11

링컨의 꿈

타보니 나뿌진 않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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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이 꿈틀대고 있다. 노땅 이미지 벗고 세계로 뻗어나갈 작정이다. 이 계획의 중심에 MKC가 있다. 미국 산타바바라에서 MKC를 만났다.

“미국은 꿈의 나라다. 낙관주의는 미국의 활기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청년기적 불완전함 또한 미국의 특징이다. 미국이 불가능한 일을 하는 건 그게 운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미국은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보다 강해진다.” 프랑스 출신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 마케팅 구루인 클로테르 라파이유 박사가 쓴 (컬처코드)에 소개된 미국의 코드(원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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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드의 고급차 브랜드 링컨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개혁에 여념 없어서다. 요즘 링컨의 움직임은 라파이유 박사의 분석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지금 링컨은 변화를 꿈꾼다. 미국에서도 소수에 속하는 브랜드지만 꿈은 원대하다.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노린다. 판매도 팍팍 치솟는 중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21%, 한국에서는 36%나 늘었다.

유망주로 떠오른 프리미엄 소형 SUV
시행착오 거친 뒤의 맹렬한 전진인지, 의욕 앞선 청년기적 실수를 향한 발걸음인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링컨은 이전과 분명히 달라졌다. 그 신호탄이 지난해 데뷔한 MKZ였다. 매끈한 디자인과 선명한 감성품질, 거침없는 혁신을 담았다. 이제 링컨 최초의 소형 SUV인 MKC가 나섰다. 링컨의 재도약에 가속 붙일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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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9~10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바바라에서 링컨 MKC를 만났다. 같은 달 미국에서 시작될 공식 판매를 앞두고 열린 국제시승회다. 국제시승회는 보통 3~4주 이상 열린다. 각 시장의 기자단을 차례로 초청해 치른다. 반면 링컨 시승회는 여느 브랜드보다 기자단 규모가 적은 편. 현재 북미와 중동, 한국과 중국 등 일부 시장에서만 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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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은 9일 저녁 산타바바라 시내의 한 갤러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링컨 MKC 치프 엔지니어 존 즈레이크는 “링컨 MKC는 효율 높은 ‘다운사이징’ 엔진과 최신 전자장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갖춰 동급 최고의 경쟁력을 뽐낸다”고 자신했다. 그는 MKC의 라이벌로 BMW X3과 아우디 Q5, 메르세데스-벤츠 GLK 등 독일 소형 SUV 삼총사를 꼽았다.

베이비부머 세대 겨냥한 작은 고급차
MKC의 길이×너비×높이는 각각 4554×1839×1605㎜. 현대 투싼보다 약간 크고 아우디 Q5보다 살짝 작다. 이란성쌍둥이 포드 이스케이프와 비교해도 길이와 휠베이스만 약간 길뿐 너비와 높이는 되레 아담하다. ‘작지만 고급스러운 차’를 표방한다. 존 즈레이크는 “자녀를 독립시킨 베이비부머가 직접적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MKC를 관통하는 핵심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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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베이비부머 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이다. 미 통계청의 2011년 자료에 따르면 약 7600만 명이다. 미국 전체 인구의 28%다. 이들은 미국 금융자산의 77%를 거머쥐었다. 또한, 연간 2조3000만 달러의 구매력을 행사한다. 나아가 베이비부머 세대의 지출은 향후 10년간 500억 달러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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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 베이비부머 세대의 소비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다 쓰고 죽자’다. 부를 자녀에게 물려주기 보다는 자신을 위해 쓰고 싶어 한다. 둘째는 ‘신상(최신제품)’에 관심이 많다. 구세대와 달리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다. 마지막이 제일 중요하다. 스스로 나이 들었다고 느끼게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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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미국에서는 링컨뿐 아니라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 역시 베이비부머를 노린다. 타깃을 이해하고 나면 왜 프리미엄 소형 SUV가 ‘대세’인지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은 젊은이들처럼 큰 차로 허세부리는 데 관심 없다. 그렇다고 궁색한 차 또한 꺼린다. SUV는 키가 껑충해 덜 왜소해 보인다. 짐 공간이 큰 데다 싣고 내리기도 쉽다. 나아가 세단보다 젊고 발랄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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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을 고를 경우 폭우나 폭설 등 변화무쌍한 기후에도 비교적 안심할 수 있다. 게다가 중장년층으로 접어들면 반사 신경이 스스로 자각할 만큼 둔화된다. 그래서 운전자의 실수 줄이고 수고 덜어 줄 각종 전자장비가 필요하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가능하다. 마진폭이 상대적으로 넉넉해 이 같은 요구를 버무려 제품으로 내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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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의 취향에 맞춘 차는 다른 연령대에서도 자연스럽게 통한다. 한 번 고생해 여러 타깃 공략할 수 있으니 업체도 욕심을 낸다. 프리미엄 소형 SUV 열풍 이면엔 이런 계산이 녹아있다. 아직 효과는 검증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일단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크고 넉넉한 게 미덕’이라고 믿는 미국인(혹은 선진국의 보수적 중장년층)의 관념을 허무는 게 숙제다.

근사한 비율과 고급스러운 실내
그러나 해피엔딩을 보장받고 시작하는 비즈니스는 드물다.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자동차 업계는 이미 경쟁에 뛰어들었다. 10일 아침, 산타바바라의 리조트에서 MKC 시승회가 막을 올렸다. 링컨 MKC는 비율이 근사하고 잘 생겼다. 긍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외모다. 디자인 주제는 ‘품격이 느껴지는 역동성’. 날렵하되 경박스럽지 않고 고급스럽되 진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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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모습은 전형적인 링컨이다. 독수리 날개처럼 좌우로 펼친 그릴을 중심으로 날렵한 눈매를 어울렸다. 테일게이트는 테일램프 좌우까지 넉넉히 아우른 한 덩어리. 프레젠테이션 때 만난 MKC 디자인 팀의 딜런 블란스키는 “뒤에서 봤을 때 옆 패널과의 경계를 감추기 위한 디자인”이라고 밝혔다. 존은 “하이드로포밍, 즉 수압으로 찍어냈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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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좌우 각각 다른 단차가 눈에 거슬렸다. 심지어 각 시승차마다 간극이 조금씩 달랐다. 양산 전 시제작차여서 그럴 수도 있겠다. 단차에서 느낀 실망은 실내로 들어서면서 까맣게 잊었다. 북유럽에서 수입한 최상급 소가죽 또는 감쪽같은 인조 가죽으로 시트는 물론대시보드까지 꼼꼼히 씌웠다. 딱딱한 플라스틱도 썼지만 대개 눈과 손에서 멀찍한 부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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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공간은 모자라거나 남지 않고 딱 맞는 수준. 뒷좌석 공간은 다소 좁다. 뒷좌석에 누구 태울 일 없을 베이비부머나 젊은 부부를 위한 패키징이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는 산뜻하고 정갈하다. 스티어링 휠엔 크루즈 컨트롤, 오디오 등 다양한 스위치를 심었다. 공조장치는 터치스크린이 아닌 다이얼로 조작한다. 기어는 센터페시아의 버튼을 눌러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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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파트너는 MKC 2.0 AWD. 국내에서 주력으로 팔 모델이다. 아쉽게도 2.3은 몰 기회가 없었다. 2.0 에코부스트 엔진은 포드 그룹 ‘다운사이징’ 전략의 대표작 중 하나다.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직분사로 5500rpm에서 243마력, 3000rpm에서 37.3㎏·m를 낸다. 2.3L 엔진은 트윈스크롤 터보 단 신형으로 285마력을 뿜는다. 둘 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이다.

여유롭고 푸근한 운전감각 뽐내
MKC의 시동과 출발은 센터페시아의 버튼으로 모두 해결된다. 신기하지만 아직은 낯설다. 중간쯤인 N에 돌기라도 심으면 더듬어 쓰기 좋을 텐데 아직 개선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링컨의 자랑처럼 정숙성은 탁월하다. 아이들링뿐 아니라 주행 때도 마찬가지. 흡·차음재를 아낌없이 쓴 데다, 불쾌한 소음 상쇄시킬 능동소음제거장치까지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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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뼈대와 파워트레인이 포드 이스케이프 2.0 에코부스트 AWD와 같다. 가속 패턴은 비슷했다. 엔진은 배기량을 잊을 만큼 매끈하게 토크를 뽑아냈다. S(스포츠) 모드에서 변속기의 적극적인 대처도 만족스러웠다. 오르막 가속 같은 특정 상황에서는 배기량의 한계도 드러냈다. 토크가 급격히 옅어지면서 변속기가 허둥거렸다. MKC 2.3의 존재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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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C의 전반적인 운전감각은 이스케이프와 사뭇 달랐다. 조향감각이 대표적이다. 이스케이프는 너무 예리해 짐짓 부담스러웠다. 반면 MKC는 뾰족한 끝을 끌로 세심하게 갈아낸 느낌이다. 조향감각과 승차감이 둥글고 매끈하다. 그러나 이스케이프의 반듯한 균형감각은 왜곡 없이 지켰다. 굽잇길에서 MKC는 다소 과격한 조작도 너그럽고 푸근한 몸놀림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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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D 시스템의 앞뒤 구동력 배분은 60:40을 기본으로 변화무쌍하게 바뀐다. 그러나 한쪽이 0이 되는 경우는 없다. 서스펜션은 연속댐핑제어 기능을 품었다. 센서는 500분의 1초마다 46차례 모니터링 한다. 여기에 맞춰 서스펜션 감쇠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나아가 일반, 컴포트, 스포츠의 3가지 운전 모드를 마련했다. 물론 각 모드의 간격은 그리 넓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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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MKC는 프리미엄 SUV다웠다. 신기 방기한 기술로 특급호텔 컨시어지처럼 나를 챙겼다. 가까이 다가서면 땅바닥에 링컨 로고 새긴 불빛을 드리웠다. 차선 옮길 땐 사각지대를 살펴 경고등을 반짝였다. 깜박이 켜지 않고 차선 밟으면 스티어링 휠을 반대편으로 톡톡 쳐 자세를 다잡았다. 주차보조장치는 평행주차뿐 아니라 빠져 나오는 과정까지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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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테르 라파이유 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인에게 자동차는 ‘관능적 경험의 상징’이다. 부모와의 여행, 뒷좌석에서의 첫 키스 등 소중한 기억의 중심에 자리한다. MKC를 앞세운 링컨의 전략 역시 이 같은 맥락의 연장선에 있다. 프리미엄의 궁극은 제품이 아닌 경험이다. 링컨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꿰고 있었다. MKC가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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